캄보디아 소식 | 이치훈 선교사

주안에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어느덧 한 해의 마지막 달만 앞두고 있네요. 동역자님들께서는 한 해를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해집니다. 저와 저희 가정은 참 정신 없이 지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캄보디아의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고 환자뿐만 아니라 직원들 중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아이들은 학교에 장기간 가지 못하고 지내면서 저도 아내도 여러모로 힘든 시간들을 보내었고, 알게 모르게 지쳐가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대다수 동역자님들도 비슷한 어려움들을 경험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에 꾸준히 환자들이 찾아오고 또 현지 의사들과 아침마다 함께 말씀을 묵상하고 나누며 지낼 수 있었던 것이 큰 은혜였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때로는 고단한 삶이지만 큰 일을 도모하기보다 오늘 하루 허락하신 생명과 삶에 감사하며 부르신 자리에서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갈 수 있음이 큰 은혜와 축복임을 고백합니다.

이번 달에는 저와 정신과 선교사님이 함께 진료하는 진료실에서 통역을 담당하는 직원이 코로나에 걸려서 2주간 자가치료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주로 정신과 환자 진료 통역을 담당하며 말을 많이 하고 정신과 선교사님과 가까이 지내는 직원이라 정신과 선교사님의 감염이 더 염려가 되었지만 다행이 별탈 없이 지나갈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무엇보다 기쁘고 감사했던 소식은 장인 어른의 세례 소식이었습니다. 지난해부터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셨는데 코로나로 대면예배가 지속되지 못하면서 세례교육도 지체가 되었었는데 감사하게도 세례교육도 잘 마치시고 드디어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그 교회에서 세례식 때 유일하게 세례를 받은 교인이었다고 합니다. 요즘에는 교회간 수평이동은 많지만 새롭게 신앙생활을 하는 분들이 적은 시기인데 환갑을 훌쩍 넘기신 연세에 처음으로 예수님을 믿고 세례를 받게 되셨으니 교회에도 또 저희 가정에도 큰 기쁨의 날이었습니다. 전화 통화를 하면서 장인어른의 진실하고 겸손하게 예수님을 믿는 신앙 고백을 들었습니다. 장인어른에게 구원의 큰 은혜를 허락하신 주님께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를 위해 함께 기도의 손을 모아주셨던 동역자님들의 중보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 진실한 신앙이 계속해서 말씀과 성령 안에서 자라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저희 가정은 다음달 중순 경 한국에 가기 위해 비행기도 예약하고 건강검진 날짜도 예약하고 한국에서 머물 숙소도 예약하는 등 여러 가지 준비들을 순적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거의 3년만에 한국에 가는데 겨울 눈을 보고 눈사람을 만들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바람도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출국일 까지 온 가족이 코로나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현재 캄보디아 정부에서는 출국하는 외국인들을 출국 직전 의무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하여 양성이 나오면 출국을 시켜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매일 주님의 은혜를 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돌아보면 무엇 하나 주님의 은혜 없이 되어 진 일이 없고 또한 가능한 일도 없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바울의 고백처럼 매일매일의 삶이 하나님을 힘입어 살며 기동하며 존재하는 우리의 삶이기에 진실로 매일의 삶이 기적이고 은혜이고 축복입니다. 이 기쁨과 감사가 늘 마음의 묵상과 입술의 고백으로 주님 앞에 열납 되기를 소망합니다.

한국에 3주정도 머물고 돌아오는 어찌 보면 짧은 일정의 한국방문인데 한 주는 인천 부모님 댁에서 지내고 다음 한 주는 부산 처가 댁에서 지내고 마지막 한 주는 서울로 올라와서 지낼 예정입니다. 일정이 빡빡하기도 하고 한국도 코로나 상황이 좋지 않아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꼭 필요한 만남과 교제의 시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인도하심을 구합니다.

그리고 한국에 가기 전에 연말을 앞두고 마무리 해야 할 병원 일들과 내년도 레지던트 수련 계획에 대한 일들을 미리 해두고 가야 하는데 지혜를 주셔서 이 모든 일들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1년차 레지던트들은 감사하게도 병원 생활에 잘 적응했습니다만 무엇보다 불신자였다가 예수님을 영접한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위해서는 의학적으로, 또 신앙적으로도 더욱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좀 더 세심한 계획을 세워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3년차들은 내년 상반기가 마지막 수련 기간이기 때문에 그 동안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3년차들 간에는 약간의 불화가 있기 때문에 이들 간에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주님 안에서 화합하고 화평케 되는 은혜가 있기를 소망합니다. 올 여름 3년간의 수련을 마치고 새로 오픈한 혈액투석실의 책임자가 된 R의사는 이제 혈액투석 업무가 점점 익숙해져 가면서 이제는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쌓기 위해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내년 2월에는 한국에 방문해서 3개월간 연수도 받고 돌아올 예정입니다. 참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없고 이들을 격려하고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들 조차 동역자님들의 기도와 섬김으로 하나씩 인도하여 주시는 것을 봅니다. 계속하여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오미크론 변이로부터 캄보디아를 지켜 주시기를 또 한번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 나라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하여서는 어떠한 통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발표를 했었는데 단 하루 만에 말을 바꾸어 아프리카 10개국의 입국을 금지하고 캄보디아 내의 모든 사적 모임 금지를 포함한 규제 조치를 발표하였습니다. 캄보디아가 여러모로 연약한 나라이다 보니 이렇게 어이없는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변이와 관련해 아이들 학교도 절대 닫지 않을 것이라 했지만 또 내일 뭐라고 발표하게 될 지 모릅니다.

이치훈, 정주영, 수아, 영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