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소식 | 이치훈 선교사

주 안에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샬롬! 새봄을 맞이하는 동역자님들의 가정마다 따스한 봄 날씨와 같은 화목함이 깃드시길 소망합니다. 백신 접종 시작으로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는 한국과 달리 저희가 있는 캄보디아는 코로나 사태가 점점 더 오리무중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지금까지의 간헐적 사태들과 달리 이 나라 보건부에서도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지난 1년간 이상하리만치 조용한 캄보디아였습니다. 중국의 속국인가 싶을 정도로 수많은 중국인들이 살고 있고, 바로 국경을 맞대고 있어 빈번하게 육로 이동이 이루어지는 이웃나라 태국도 코로나로 그렇게 난리인데 그에 비해 캄보디아는 너무나도 조용했었습니다. 이제서야 올 것이 왔나 싶습니다.
지금 캄보디아의 코로나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는 이유는 중국인들로부터 시작된 지역감염을 잡아내는데 있어 무려 17일간의 공백이 발생하였고 이 기간 동안 그 중국인들을 중심으로 일파만파 퍼졌던 무증상감염자들이 지금 시점에 와서 확진자로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고 일어나기가 무섭게 뉴스에서 발표되는 확진자 수와 폐쇄된 건물 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77개 건물이 폐쇄되었고 영화관, 박물관, 스포츠 활동 장소의 영업이 금지되었습니다. 마트, 식당 등 필수 사업장에는 QR코드를 도입하였습니다. 그 동안은 휴교를 해도 인구가 밀집된 프놈펜의 학교만 휴교를 하였지만 지금은 프놈펜, 껀달(한국으로 치면 경기도), 시하눅빌(한국으로 치면 부산)까지 휴교령이 내려졌습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한국 교민 중에서도 확진자들이 나왔습니다. 개인방역이 비교적 철저한 편인 한국인들까지 감염되는 것을 보면 이번에는 정말 더욱 철저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이 나라 정부에서는 방역 수칙을 어기는 외국인은 추방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입니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태를 일으킨 원흉인 중국인에 대해서는 오히려 중국인을 차별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메시지를 내 놓았습니다. 이러다 보니 코로나에 걸려 생명이 위태롭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보다 확진 판명 시 자칫 시범케이스로 엮이게 될까 봐 그것이 더 걱정되기도 합니다. 이런 저런 것을 떠나 정말 팬데믹 다운 팬데믹이 시작된다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라가 캄보디아입니다. 캄보디아의 코로나 확산을 막아 주시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한편 기다리고 기다리던 혈액투석실 가동이 순조롭게 이루어짐에 감사를 드립니다. 역사적인첫 투석을 받은 환자는 20대 초반의 남자로 그 동안은 캄보디아-소비에트 친선병원(러시안 병원)에서 주 1회 투석을 받으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러시안 병원에서는 혈액투석 필터를 재사용을 하는데 초회에는 80불, 재사용시에는 50~70불 정도의 비용이 듭니다. 재사용이라도 한 달이면 200∼280불의 비용이 드는데 이 비용도 환자에게는 큰 부담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현지인 신장내과 의사의 소개를 받아 1회 35불만의 투석비용을 받는 헤브론병원으로 오게 된 것입니다. 헤브론병원 투석실의 첫 환자라는 것을 환자 본인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많이 두렵고 염려가 되었을 텐데 감사하게도 안전하게 첫 투석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앞서 행하심으로 하나님의 때에 필요한 사람들을 보내주시고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신 것이라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현지인 의사와 간호사의 주도로 혈액투석치료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참 감사합니다. 섬겨줄 신장내과 전문의가 한국 혹은 외국에서 와주기를 바랬지만 코로나로 1년이 넘도록 출입국이 어려운 상황에서 오랜 기다림 끝에 현지인 신장내과 전문의들이 연결되었고, 또 투석실의 핵심인 간호인력을 교육해줄 간호사까지 경험이 풍부한 현지 국립병원 투석실 수간호사로 연결시켜 주시는 것을 보면서, 선교사 중심이 아닌 현지 의료진 중심으로 일이 진행되게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에 감탄하고 감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헤브론병원은 궁극적으로 현지인 이양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행정분야 이양을 조금씩 시도하고 있고 상당부분은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만 의료 분야는 수준격차로 아직 걸음마도 못 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현지 병원 중에서도 우수한 국립병원에서 특수분야 전문의와 전문간호사를 도움의 손길로 보내주셔서 현지인이 현지인을 교육하게 된 것은 참으로 고무적인 상황입니다. 첫 투석 케이스가 성공적으로 시작되었지만 이에 자만하지 않고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가 모두 겸손한 마음으로 더욱더 겸비하여 나아가 수준 높은 의료를 제공하는 투석실이 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투석실 오픈에는 육체적 치료뿐 아니라 이곳에 오는 모든 환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나아가 양육까지 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먼저 환자들이 헤브론병원 투석실에 신뢰감을 가지고 마음을 열 수 있도록, 그리고 각 환자에게 딱 맞는 복음전할 자를 붙여 주시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헤브론병원에는 다이나믹하게 이루어지는 일들도 있습니다만 정작 제 진료실은 날마다 비슷한 하루하루입니다. 제게는 헤브론병원에서의 삶이 큰 축복이요 은혜임에 틀림없지만, 특별한 일이 없이 마치 복사+붙이기와 같은 일상들이 반복되다 보니 저의 존재와 삶이 헤브론병원에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음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이곳에 불러주셨을 때, 제가 어떤 자격이 되고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었는데… 그저 이들과 함께 지내며 예배자의 삶을 살아가라고 불러주셨는데… 자꾸 제 안의 어리석은 마음은 어떤 특별한 사역을 통해 만족감과 존재감을 얻고 싶어합니다. 사실 가정의학과 자체가 엄청나게 특별한 진료를 하는 과도 아니고 그렇다고 진료 외적으로 저만의 특기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렇게 능력도 없으면서 주제파악을 못하고 욕심을 내다 결국에는 스스로 낙담하게 되는 것입니다. 참으로 시험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사무엘하 9장 8절 “이 종이 무엇이기에 왕께서 죽은 개 같은 나를 돌아보시나이까”라는 요나단의 다리 저는 아들 므비브셋의 고백의 말씀으로 저에게 정신을 차리게 해 주셨습니다. 제 영혼이 죽은 개와 같이 마음 속 깊은 곳의 공허함으로 고통 가운데 헤매고 있을 때, 저를 택하여 불러주셨던 선한 목자 되신 주님을 먼저 기억하며, 상황의 어떠함에 얽매이지 말고 이 좋으신 주님과 더불어 일상의 삶들을 기쁨과 감사 가운데 살아가라고 다시금 말씀해주십니다. 사역으로 존재감을 입증하려 하지 말고 존재 자체가 사역이 되는 삶이 되기를 소망하며 기도 부탁 드립니다. 진실로 죽은 개 같은 나를 돌아보시는 우리 구주 때문에, 지금 이 순간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제 영혼 깊은 곳에서부터 기쁨과 감사 그리고 감격이 흘러 넘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영적으로 죽은 개와 같으나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는 한국에 남아있는 가족들을 위해서도 기도 부탁드립니다. 아버지, 형님 가족, 장모님, 떠내려간 처제를 위해서 기도 부탁드립니다. 예수님을 믿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으신 어머니와 장인어른의 믿음이 장성하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휴교령으로 다시 집에만 있게 된 수아, 영찬, 아내의 영육간의 강건함을 위해서도 기도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랑을 담아,
이치훈, 정주영, 이수아, 이영찬 드림.

<<기도 제목>>

1. 캄보디아의 코로나 지역감염 확산을 막아 주시도록

2. 혈액투석실 시범 가동이 시작됨에 감사드리며 계속하여 더 나은 의료를 제공하는 투석실로 준비되도록

3. 투석실에 오는 환자들의 마음을 열어 주시고 각 환자들에게 딱 맞는 복음 전도자를 보내어 주시도록

4. 죽은 개와 같은 삶에서 건져주시고 돌아보아 주신 하나님을 기억하며, 욕심을 버리고 일상을 기쁨과 감사로 살아가도록

5. 한국에 있는 가족들의 구원(아버지, 형님 가족, 장모님, 처제)과 신앙 성장(어머니, 장인어른)을 위해

6. 저희 가족의 영육간의 강건함을 위해

족들을 위해서 기도 부탁드립니다. 특히 연세가 노령인 아버지와 장모님, 올해에는 구원의 기쁜 소식이 있었으면 합니다. 형님 내외와 새로 태어난 조카의 영접과 믿음은 있지만 교회 출석을 하지 않고 있는 처제의 교회 출석을 위해 기도 부탁드리고 장인어른의 신앙 성장과 건강 유지를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