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소식 | 이치훈 선교사

주안에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샬롬~ 한국은 이제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 무렵이네요. 선선한 한국의 가을이 그립습니다. 헤브론의 9월은 여러 가지로 활기찬 시기였습니다. 4명의 신규 레지던트들이 공식적인 수련일정을 시작하였고, 정기검진 차 한국에 방문하셨던 원장님께서도 복귀하셔서 밀린 수술들도 진행되면서 병원이 좀더 활기를 찾아가는 모습니다. 아직 내원 환자 수가 충분히 회복 되지 않아서 염려가 되지만 주님께서 선하게 인도하실 줄 믿습니다.

기쁜 소식 중 하나는 헤브론병원을 세우신 김우정 이사장님께서 일가상 수상과, 아산상 후보에 오르신 것입니다. 그래서 아산재단 실사팀이 월초에 헤브론병원에 방문해서 촬영을 하고 현지인 직원 및 한국 선교사들 인터뷰도 하고 돌아갔습니다. 교육수련부장과 진료부장의 직책 때문에 저도 인터뷰를 했었는데 현지 의사들과 병원 및 김우정 이사장님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에 대답을 하면서 헤브론병원의 존재와 역사가 하나님의 계획과 일하심의 결과라는 것을 다시금 알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곳에 있는 것도 선하시고 자비하신 주님의 계획과 인도하심 가운데 이루어진 일임을 부인할 수 없기에 그 은혜에 또 한번 감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4개월마다 큐티 소그룹이 변경되는데 이번달에는 세명의 스텝닥터와 두명의 레지던트와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저는 이들과 함께 하는 큐티 시간이 하루중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헤브론병원에서 와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이제 2년차 레지던트가 된 S의사의 진실한 나눔을 들을 때면 하나님의 일하심에 감격하게 됩니다. 참으로 저와 동역자님들의 삶 가운데도 그리스도의 비밀을 간직한 스토리가 더욱 많아지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지난주에는 신입레지던트 환영회도 가졌습니다. 코로나로 회식은 어려워 간호대 강당에서 거리두기를 하며 간단히 행사를 치렀습니다. 코로나로 모든 선교사님들이 함께 할수는 없었지만 새로 들어온 의사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매년 신입 레지던트들이 동일하게 고백하는 말이 있습니다. “선배 의사들이 너무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고 도와준다. 그래서 가족같고 형제같다. 다른 병원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이다. 헤브론 생활이 너무 감사하다.” 사실 선배 의사들도 그들의 선배 의사들로부터 혹은 선교사들로부터 사랑과 섬김을 받았고, 그것을 나누고자 했기 때문에 이런 선순환의 문화가 자리잡은게 아닌가 싶어서 참 감사합니다. 원장님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과 대외협력처장님의 “환자를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잃지 말아달라”는 신입 레지던트들을 위한 당부의 말씀들은 제 삶을 돌아보게 되는 말씀이기도 했습니다. 모두 다 은혜 없이는 열매 맺기 힘든 성품들입니다. 더욱 주님을 의지하는 삶으로 나아가기를 소망합니다.

특별히 이 네명의 신입레지던트는 모두 기독교인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기도와 사랑의 섬김이 많이 필요합니다. 특별히 아침 소그룹 성경공부 시간에 큰 은혜 주시기를 계속해서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좋은 일들도 많았지만 어려운 일도 있었습니다. 불과 며칠 전에는 비자관련 문제로 검진센터에서 검진을 받은 한국분이 불필요한 결핵피부반응 검사를 해서 피부를 손상시켰다고 하며 크게 불평하고 소리를 지르고 소송을 걸겠다고 교민들 대다수가 이용하는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리는 등 심적으로 참 힘든 시간들을 보내야했습니다. 이 고난을 통해서 한가지라도 더 배우고 성장할 수 있기를 소망하게 됩니다. 저의 부족함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일지라도 더 이상 깊이 절망하거나 낙담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겸손히 저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조금이라도 배우고 변화되기를 소망합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개인적으로는, 항변하고 싶고 나의 의로움을 드러내고 싶은 욕망을 내려놓고, 심판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며, 오직 주님께 의지하고 의뢰함으로 고통과 고난의 순간을 맞닥뜨리는 훈련을 하게 된 것 같아 감사합니다. 지치고 힘들고 어렵지만 모든 사건과 일들 가운데 하나님의 선하신 뜻과 계획이 있음을 믿습니다. 아내한테 종종 듣는 이야기가 ‘당신은 고난이 없어서 팔자가 늘어졌다’는 말인데 앞으로도 경험하게될 모든 고난을 통해 주님을 더 깊이 알아가고 또 성장해 갈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또 하나의 마음 아픈 일은 어머니가 코로나에 걸리셔서 2주간 입원치료를 받으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더 마음 아픈 것은 제가 안부전화를 매주 드리지 않고 비정기적으로 드리다보니 어머니가 입원하신지 한주가 넘어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어머니는 아들이 걱정한다고 제게 연락을 안 하셨습니다. 이전에도 비슷한 일이 여러 번 있었기에 뭐라고 대꾸할수도 없었습니다. 그저 지난주말에 연락을 안드린 저의 잘못이 한탄스러웠습니다. 아들이 의사인데도 본인 몸이 아프셔도 말씀을 못하시는 이 관계는 분명 건강하지 못한 부모와 자녀의 관계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참 안타깝지만, 제가 좀더 신경써서 연락을 드리고 또 위해서 기도드리는 것부터 잘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기저질환으로 폐질환이 있으신 아버지는 아직까지 괜찮다고 하시니 감사합니다.

아직도 수아와 영찬이는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교에 대비해 중국산 백신을 접종하였습니다. 3세 이상 전 인구 접종 정책을 단계별로 시행하는 나라이기에 이 땅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2차 접종까지 무사히 완료하고 무엇보다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기를 기도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한국에 있는 가족들의 신앙과 건강을 위해서도 기도 부탁드립니다.

사랑을 담아,

캄보디아에서 이치훈, 정주영, 수아, 영찬 드림

<기도제목>

1. 헤브론 병원을 향한 하나님의 뜻과 계획이 온전히 이루어져 가도록

2. 신입 레지던트들이 잘 적응하고 소그룹 성경공부 시간을 통해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할 수 있도록

3. 제가 고난을 통해 더욱 성장하고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고 경험하도록

4. 어머니께서 코로나 후유증 없이 깨끗하게 회복하시도록

5. 한국에 남은 가족들의 구원과 건강을 위해

6. 수아와 영찬이가 중국백신을 잘 접종받고 부작용이 없도록, 그리고 학교가 다시 열어서 학교에 갈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