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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 이치훈, 정주영 선교사


소식:

주 안에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무더운 여름과 늦은 장마가 기승을 부리는 7월 말, 모두 무탈히 잘 지내고 계시지요? 저희 가정은 이제 꿈만 같았던 안식월 기간을 마치고 오늘 저녁 캄보디아로 돌아갑니다. 한국에서는 2주 정도 밖에 머물지 못해서 수아 치과 진료와 저희 부부 건강검진 그리고 양가 부모님 방문을 하고 나니 다른 분들께는 연락도 못 드리고 찾아뵙지도 못해 죄송하고 또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언제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한분 한분 찾아뵙고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이렇게 기도편지로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5년이 넘도록 이렇게 사랑의 빚만 지면서 나그네 같은 삶을 살다 보니 언제까지 이런 삶을 지속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몇 차례 한국에 방문하면서 머물 수 있는 선교관도 있어 감사하고 또 렌트카보다 싼 비용으로 빌릴 수 있는 차량도 있어서 감사하지만, 늘 뭔가를 부탁해야 하는 입장이고, 비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보니 그리 편치만은 않은 마음입니다. 지난 시간 먹이시고 입히신 주님의 은혜를 생각하면 이것이 기적이었고 큰 감사의 제목이기도 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불편한 마음도 공존하는 것을 이제서야 발견하게 됩니다. 하지만 더 겸손한 마음과 더 큰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함을 압니다. 이제 2기 사역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제가 마음을 잘 지키고 후원 받아 살아가는 삶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깊은 감사와 겸손의 마음을 가지고 하루하루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안식월을 보내며 지난 5년이 넘는 시간을 돌아보니 지금까지가 1기 사역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지 의사들과 함께 헤브론병원이라는 공간에 머물며 동고동락하며 지낸 것 말고는 한 것이 없습니다. 자격 없는 자가 진료부원장이라는 자리에 있어서 현지 의사들도 병원도 더 발전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도 큽니다. 이렇게 부족한 사람이 무엇 때문에 또 다음 2기 사역까지 생각하며 캄보디아 땅을 다시금 밟아야 하는지 의아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주시는 마음은, 아직은 떠날 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마도 저도 더 연단 받아야 하는 것이 있는 것 같고, 부족한 종 이지만 제가 좀더 섬겨야 하는 일들이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무엇보다 2기 사역의 가장 중요한 테마는 현지 의료인 리더십을 세우는 것입니다. 선교사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선교사의 빈자리를 채울 뿐만 아니라 현지인 리더십에 의해서 운영되고 세워져 가는 병원으로 조금씩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 일들을 하나님께서 앞서 행하시고 하나님의 사람들을 세워주시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또한 2기 사역을 내다보면서 병원 사역만을 생각했었는데, 가정 중수가 너무 중요함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안타깝게도 저희 가정은 아직까지도 제가 영적 제사장으로 잘 서있지 못하고, 그렇기 때문에 아내와 아이들에게 존경스러운 남편과 아빠가 아니라 답답한 남편, 미성숙한 아빠인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모 목사님과 교제를 하는 가운데 조언을 해주시기를, 결국은 우리 모두가 자기 소견대로 행하는 죄인들이기 때문에 우리들의 힘과 노력으로 하나 되기란 불가능하고, 같이 바라보는 한 점이 있어야 변화될 수 있다고 하시면서 그 목표가 바로 우리 예수님이어야 함을, 이를 위해 한 주에 한번이라도 가정예배를 드리면서 말씀을 중심에 두고 서로의 속 마음들도 나누는 시간을 꾸준히 가져볼 것을 권해주셨습니다. 매번 실패했던 가정예배인데 다시금 가정예배를 잘 시작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지난 5년전 캄보디아 땅으로 떠나면서도 주님께서 주셨던 마음이, ‘일하는 자이기 이전에 예배하는 자’, ‘사역지 이전에 가정’에 대한 마음이었는데, 지난 1기 사역 기간 동안 낙제점을 받아서 다시 기회를 주시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가정의 영적 제사장으로 잘 세워질 수 있도록, 이를 위해 제가 말씀과 기도에 먼저 헌신하고 하나님께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양가 부모님을 찾아 뵈면서, 소화장애로 체중이 5kg이나 빠진 어머니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컸습니다. 얼굴을 뵙고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친언니의 사망과 동네 친구분의 사망 사건을 연달아 겪으면서 충격이 컸고, 이 때문에 불안 장애가 발생하면서 속이 미식거리고 소화가 안 되는 신체화 증상이 동반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동네 정신과에서 불안장애를 치료하기 시작하셨는데, 어머니께서 잘 회복될 수 있도록, 그리고 양가 부모님의 건강을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수아와 영찬이는 두 달이라는 긴 방학 기간 동안, 정말 한 없이 많이 논 것 같습니다. 특히 안식월로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여러 동역자 분들의 손길을 통해 ‘잘 노는 데’ 필요한 사랑과 섬김도 많이 받고, 파송 교회의 VBS(여름 성경학교)를 통해 또래 친구와 만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물론 컴퓨터와 유튜브도 실컷 하였습니다. 이제 새 학년(수아는 8학년, 영찬이는 5학년)을 앞둔 만큼 캄보디아에 도착해서는 차분하게 새 학기 학교생활에 집중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사실 이제는 잔소리도 안 통하는 아이들이라 어떻게 잘 양육해야 할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먼저 솔선수범해서 하나님 말씀을 사랑하는 모습과 공부하고 독서하는 모습을 집에서 보여주는 것 밖에는 답이 없어 보입니다. 제가 피곤하다는 핑계로 집에서 퍼져 있는 모습보다는 모범이 되는 삶을 보여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학교를 위해서도 기도 부탁드립니다. 선교사 자녀 교육을 위해 세워진 학교다 보니 제대로 된 급여를 줄 수 있을 만큼 재정이 넉넉지가 않고, 교사들 역시 선교사로 와야 하다 보니 만성적인 교사 수급의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특히 중고등학교 교사 구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생각해 보면 신실한 크리스천이면서, 해당 과목을 영어로 가르칠 수 있고, 고등 교사의 경우 대학 입시까지 준비시켜 줄 수 있는 능력과 열정을 겸비하며, 제 3세계에서 사춘기를 보내야 하는 아이들과의 씨름을 감내할 수 있으며, 후원자를 발굴하여 열악한 나라에 기꺼이 오고자 하는 사람을 쉽게 구할 수 있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이기는 합니다. 이제 며칠 뒤면 개학인데 수아가 신청한 과목 중 미술 과목은 아직도 교사를 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최악의 경우 폐강이 되고, 이후 원치 않는 다른 과목을 강제로 수강해야 합니다). 교사를 예비하여 주시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아내는 오늘도 수많은 짐을 싸느라 수고가 많습니다. 이제 헤브론 카페 섬김도 마무리가 되었고 캄보디아에 돌아가면 무엇을 하며 지내야 할지 인도하심을 구하고 있습니다. 뭐든 하면 열심히 제대로 하는 아내인데, 하나님께서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해주시길 간구합니다. 특히 지난 1-2년간 육체적 과로와 심적 번아웃으로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내었는데 이번 안식월 기간동안 다소 회복이 되어 감사합니다. 아내의 영육간의 강건함과 진로를 위해 함께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제 캄보디아로 돌아가면 여러 사역팀들의 방문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8월 말에는 백내장 수술을 중심으로 실명구호활동을 하는 국제 NGO인 비전케어 팀의 방문이 예정되어 있고, 9월 중순에는 우리들교회 의료팀의 방문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제가 중간에서 잘 소통하며 섬기고, 헤브론병원 환자들과 방문팀 모두에게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사랑을 담아,

치훈/주영/수아/영찬 드림

기도제목:

1. 2기 사역 기간 동안에도 후원자님들을 통해 먹이시고 입히심에 깊은 감사와 겸손의 마음을 가지고 하루하루 살아갈 수 있도록.

2. 2기 사역 기간 동안 현지인 리더십이 잘 세워 지도록

3. 가정에 대한 헌신의 마음을 주시고 가정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4. 어머니의 불안장애 및 소화장애 치유와 양가 부모님의 건강을 위해

5. 자녀들의 새 학기 학업을 위해 내가 먼저 모범이 되고, 학교에 좋은 교사들을 보내 주시도록

6. 아내의 영육간의 강건함과 진로를 위해

7. 8-9월 방문하는 비전케어의 백내장 수술과 우리들교회 의료팀의 사역이 순적하게 진행되어 많은 현지인들의 영과 육이 회복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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